문제 행동은 교실에서 교사가 필연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문제 행동이 없는 교실은 없다. 특히 지속적이고 만성적인 문제 행동은 단순한 훈계나 주의로 해결되지 않으며, 학생 개인의 심리적 요인, 가정환경, 학습 환경 등 다양한 배경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런 행동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행동주의 원리에 기반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접근법으로는 기능분석(FA), 응용행동분석(ABA), 긍정적 행동 중재와 지원(PBIS), 학교 전체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SWPBIS) 등이 있으며, 이들 전략은 교사 단독이 아닌 심리 전문가나 특수교사와의 협력 하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이 전략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응용행동분석(ABA)
ABA는 행동주의 대표적인 실천 전략이다.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행동을 설정하고 그 행동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사전 계획된 전략을 실행한다. 이 이론은 행동 문제의 원인을 현재 또는 과거의 환경에서 찾으며, 학습자의 현재 환경을 수정함으로써 보다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교사는 특정 행동을 명확하고 객관적인 용어로 기술하고, 적절한 강화 요인을 선정한 뒤 강화, 소거, 처벌, 대체 행동 강화 등의 전략을 활용해 개입한다. 개입 전과 후의 행동 빈도를 수치로 측정하고, 새로운 행동이 안정적으로 나타나면 점차 강화를 줄이는 방식으로 일반화와 유지까지 고려한다.
응용행동분석의 가장 큰 강점은 학생들에게 무엇이 허용되는 행동인지, 어떤 행동이 기대되는지를 명확히 전달해 준다는 점이다. 또한 행동 형성의 원리를 통해 학생들이 충분히 준비되었을 때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게 함으로써 성공과 강화의 확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으로 학업 성취와 교실 내 긍정적 행동이 유의미하게 향상된 사례들이 다수 보고되고 있다.
기능 분석(FA)
FA는 문제 행동의 근본적인 목적, 즉 그 행동이 학생에게 어떤 편익을 주는지를 분석하는 접근이다. 행동 자체보다 그 행동이 발생하는 전후 맥락에 주목하며, 자극–반응–결과의 3단계 연쇄를 자료로 수집한다. 예컨대 특정 학생이 수업 시간에 반복적으로 방해 행동을 한다면, 그 행동이 어려운 과제를 피하거나 또래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기능분석을 통해 파악된 행동의 목적은 이후 중재 전략을 설계하는 데 핵심 정보가 된다. 기능분석은 사실 학생이 하는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긍정적 행동 중재와 지원(PBIS)
이러한 분석을 기반으로 한 전략 중 하나가 PBIS다. PBIS는 학생이 문제 행동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체 행동을 가르친다. 예를 들어서, 수업 시간에 돌아다니는 문제 행동을 하는 학생에게,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말랑한 공을 만지게 하는 것이다. 또한 환경을 수정하고, 예측 가능한 일과를 제공해 불안과 긴장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또한 학생에게 선택권을 부여하거나 흥미 기반 과제를 제시함으로써 자발적인 동기를 이끌어낸다. 행동 빈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개입의 효과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전략을 조정하는 것도 포함된다.
PBIS가 실제로 효과를 발휘한 대표적 사례로는 자폐와 언어장애를 가진 9세 지섭이의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섭이는 교실을 뛰쳐나가거나 물건을 파손하는 등의 문제 행동을 보였고, 교사나 부모의 개입에도 공격적으로 반응했다. 팀은 지섭이의 행동이 어려운 과제를 회피하거나 성인에게 주목받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파악했다. 이에 따라 예측 가능한 일과표, 자기 선택 목표 설정, 과제 중 휴식 요청, 진정 공간 활용, 사회적 기술 교육 등의 전략을 체계적으로 적용했고, 사만다는 점차 문제 행동이 줄고 학업 성취도와 또래 관계가 모두 향상되었다.
학교 전체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SWPBIS)
PBIS보다 더 확장된 개념으로는 SWPBIS가 있다. 이 지원 방법에서는 일관성이 중요하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공통된 행동 기준을 설정하고, 긍정적 행동을 일관되게 강화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SWPBIS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포함한다. 첫째, 바람직한 행동을 명확히 정의하고 가르친다. 둘째, 학생의 수준에 맞는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셋째, 선택의 기회를 통해 자율성을 보장한다. 넷째, 적절한 행동을 보일 때 칭찬과 보상으로 강화한다. 다섯째, 추가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개별화된 중재를 제공한다. 여섯째, 사무실 방문 횟수, 징계 기록 등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하여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한다. 하지만 학교 전체가 일관되게 교육하기 위해서는 교육 가족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SWPBIS는 특히 기존에 문제 행동이 빈번했던 학교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데 효과적이며, 교사들에게도 행동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감을 부여한다. 특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비행을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경우 효과적이다. 물론 난이도가 있긴 하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일 수준이 아니라 여러 차원의 지원 체계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수준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1단계는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지원으로, 예를 들어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출석 강화 프로그램 등이 있다. 2단계는 개별을 타겟팅으로 한다. 학업이나 사회적 실패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위한 맞춤형 중재를 제공한다. 3단계도 타겟팅을 하는데 좀 더 선별적으로 대상자를 고른다. 중도탈락 위험이나 심각한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을 대상으로 일대일 상담, 외부 전문기관 연계 등 집중적 지원을 제공한다. MTSS는 유동적인 체계이기 때문에 학생은 변화하는 필요에 따라 단계 간 이동이 가능하다.
이처럼 ABA, FA, PBIS, SWPBIS 등은 모두 행동주의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환경 조성을 통해 바람직한 행동을 촉진하고 문제 행동을 소거하는 데 목적이 있다. 동시에 현대 동기이론의 요소도 반영하여 학생에게 안정감, 선택권, 성취 경험을 제공한다. 문제 행동은 단순히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내면과 환경을 이해하고 돕기 위한 실마리다. 교사는 이러한 전문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끌어내는 교육의 중심에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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