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심리학

발달심리학 - (1) 운동 발달

gomgom-1 2025. 6. 12. 14:08

영아기의 가장 분명한 발달 징후 중 하나는 영아가 다양한 운동 발달(motor milestones)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부모들은 이런 성취에 큰 자부심을 느끼며, 아기에 대한 대화도 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빌리가 이제 혼자 앉아”, “헬렌이 기기 시작했어”, “지미는 도움 없이 걸을 수 있어”, “레이첼은 계단 오르는 걸 좋아해”. 운동 기술의 발달은 다른 발달 영역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외부 세계에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은 정서, 사회성, 의사소통, 공간 인식 등 다양한 측면의 독립성과 발달을 촉진합니다. 예를 들어, 기기 시작하면 영아는 스스로 이동하게 되며, 이는 초기 발달에서 주요한 전환점이 되며 정서적·사회적 발달뿐 아니라 높이와 거리, 공간 인식에도 영향을 줍니다.

태어날 때 영아는 생존에 필수적인 빨기, 응시, 붙잡기, 호흡, 울기 같은 기본 운동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생아의 움직임은 어색하고 비협응적으로 보이며, 엎드린 자세에서 머리를 들어 올리기까지 몇 주가 걸립니다. 그러다가 생후 약 18개월(유아기 말쯤)에 이르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18개월이 지나면 아이는 걷고, 뛰며, 기고, 말을 하거나 몸짓으로 의사소통하며 두 손을 복잡하게 좌우 균형 있게 사용합니다.

운동 발달 이론이 풀어야 할 핵심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초기 운동 활동들이 이후 더 복잡한 자발적 활동에 어떻게 기반을 제공하는가?”,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운동 패턴(예: 손가락 가리키기, 달리기, 도구 사용 등)은 어떻게 발달하는가?”

 

이에 대한 답은 복합적입니다. 첫째, 지원하여 앉기 → 독립적으로 앉기 → 기기 → 서기 → 걷기 → 오르기가 거의 항상 일정한 순서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둘째, 각 운동 기술을 달성하는 연령에는 상당한 개별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 예를 들어, 어떤 아기는 생후 5개월에 기기 시작하지만, 다른 아기는 11개월이 될 때까지 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특성은 성숙 이론(maturational theories)동역학 시스템 이론(dynamic systems theory) 두 가지 주요 운동 발달 이론을 뒷받침합니다.

 

 

성숙 이론(maturational theories)

아놀드 게셀(Arnold Gesell)은 출생부터 9세까지 아동의 운동 활동을 장시간 촬영하고 분석한 초기 심리학자 중 한 명입니다. 그는 운동 발달이 두 가지 패턴을 따른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하나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순차적으로 발달하는 ‘두정부-미부’ 경향, 다른 하나는 몸통에서 사지 말단으로 발달하는 ‘중심-말단’ 경향입니다. 이러한 불변적인 발달 순서와 운동 이정표가 정해진 순서로 나타나는 사실로 인해, 게셀은 운동 발달이 뇌 및 근육의 내재적 성숙의 순서도에 따라 주도된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이 가설을 최초로 반박한 학자 중 하나는 마들 맥그로(Myrtle McGraw)였습니다. 그녀는 쌍둥이 형제 중 한 명에게 집중적인 운동 훈련(기기, 계단 오르기 등)을 실시한 결과, 훈련받은 쌍둥이가 그렇지 않은 쌍둥이보다 운동 발달이 현저히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외에도 순차적 발달이 유전 때문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없거나, 유아기의 발달 속도 차이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 등은 성숙 이론을 설득력 있게 반박하는 근거가 됩니다. 스키핑하듯 걸음마를 하는 아동, 기기를 거치지 않고 바로 걷는 아동이 등장하는 점도, 모든 아동이 동일한 타임라인을 따라야 한다는 전제를 깨는 사례입니다.

 

 

동역학 시스템 이론(dynamic systems theory)

최근 연구는 아동이 운동 기술을 다양한 방식으로 획득하며, 이는 신경계, 신체 구조, 환경 요인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아래의 세 가지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1. 영아 발차기 실험: Esther Thelen은 생후 3개월 아동에게 발목에 고무줄을 연결해 모빌을 움직이도록 유도하였습니다. 이후 두 다리를 벨크로로 묶는 조건을 추가했을 때, 아동은 처음에는 발을 번갈아 움직이다가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여 모빌을 움직이기 위해 두 다리를 동시에 움직이는 방식을 학습했습니다. 이는 아동이 새로운 환경에 맞춰 운동 패턴을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 영아의 시공간 reaching: Thelen & Spencer은 생후 3주부터 1년까지 영아를 조사하면서, 머리와 어깨의 안정이 확보된 후에 양팔 reaching이 시작됨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안정된 자세가 새로운 기술 습득의 기반이 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3. 영아의 걷기 적응: Adolph & Avolio는 생후 14개월 아동이 배낭을 메고 경사진 평면에서 걷도록 관찰했습니다. 배가 무거워지자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탐색하는 행동을 보이며 스스로 몸의 변화와 균형을 조정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세 사례는 모두 발달이 단순히 타임테이블에 의해 결정되지 않으며, 아동이 자신의 신체, 환경, 뇌 기능을 통합하며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능동적 발달자로서의 유아

20년간의 연구 결과, 운동 발달은 타고난 성숙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그와 함께 개인의 탐색 활동과 환경 반응이 밀접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일정한 순서로 진행되는 것은 큰 틀의 제한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로는 다양한 발달 경로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제공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아이들이 자신의 운동 능력을 스스로 탐구하며, 매일의 작은 문제 해결 경험을 통해 발달을 이끌어 간다”라는 생각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는 피아제의 “아동은 능동적 학습자이다”라는 핵심 명제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아이가 일어서서 걷는 사진
운동 발달이 잘 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