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심리학

교육심리학 - 인지심리학의 핵심 이론

gomgom-1 2025. 7. 2. 23:21

학습의 기본 원리

인지심리학은 사람을 능동적인 존재로 본다. 사람들은 단순히 외부 자극을 수용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인지심리학은 학습이 인간의 사고 과정에 의해 능동적으로 이뤄진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첫 번째 핵심은 행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고 과정을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행동주의 심리학에서는 생각을 측정할 수 없기에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인지심리학은 특정 자극에 대한 반응 패턴을 통해 사고 과정을 유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단어 목록을 암기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기억한 순서대로 회상하지 않고 의미나 범주에 따라 재구성하여 회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회상 방식은 학습자가 정보를 분류하고 조직화하는 인지 전략을 사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두 번째 핵심은 인지적 처리 방식이 학습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즉, 학습자가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기억하려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그 학습의 깊이와 효율성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해부학을 공부할 때, 각 뼈의 이름과 형태를 시각적으로 연상하며 기억하려 한다면 학습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반면 연상 과정이 잘못되면 오히려 기억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선택적 인지 법칙

인간은 하루에도 수천 가지 정보를 접하지만 그중 소수만을 선택적으로 학습한다. 감각은 자극을 감지하는 능력이고, 지각은 그 자극을 해석하는 과정이다. 감각은 무의식적으로 작동하지만, 지각은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해야 가능하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수많은 자극을 접한다. 교사의 설명, 교과서의 문장, 칠판의 글씨, 친구의 행동, 스마트폰의 진동 등이다. 그러나 이 모든 정보를 다 처리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학생은 학습과정에서 의미 있다고 판단되는 일부 정보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선택적 주의는 마치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통의 이메일을 받지만 그중 일부만 열어보는 행동과 유사하다. 뇌는 제한된 처리 용량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학생들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를 더 깊이 있게 처리하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표면적으로만 훑거나 아예 배제한다. 이처럼 학습은 정보의 선별, 해석, 조직화를 수반하는 적극적인 인지활동이다.

 

 

학습자는 지식을 스스로 구성한다

학습자는 교사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방식으로 정보를 해석하고 의미를 구성하는 능동적인 존재이다. 이는 인지심리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구성주의의 토대가 된다. 구성주의에 따르면 학습자는 기존의 지식, 경험, 인식 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통합하고 재구성한다. 예를 들어 얼룩덜룩한 그림을 보고도 사람의 얼굴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이미 얼굴의 전형적인 구조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불완전한 정보를 완전하게 구성해낸다. 그러나 이런 해석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잘못된 연상이 이루어져 오개념이 형성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sternum(흉골)'을 '배의 뒤쪽'이라는 엉뚱한 이미지와 연결짓는다면 이는 오히려 학습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 지식을 구성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잘못된 개념이 형성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래서 학습자들이 올바른 지식을 구성해나가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의 오개념이 쌓이고 쌓여서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뇌의 발달과 함께 인지 능력도 진화한다

학습은 고정된 능력이 아니라 발달하는 과정이다. 최근 뇌과학과 인지신경과학의 발전으로 우리는 인간의 뇌가 연령과 경험에 따라 구조적으로 변화하며, 그에 따라 인지 능력도 진화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에는 주의집중 시간이 짧고 정보 조직화 능력이 부족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의 전두엽 기능이 발달하며 점차 복잡한 사고가 가능해진다. 이는 장기기억, 작업기억, 계획능력, 자기조절 능력과 같은 고차원적 인지 기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과거 장 피아제는 아동의 인지 발달을 단계적으로 설명했지만, 현대의 인지심리학자들은 점진적인 연속선상의 발달을 주장한다. 즉, 발달은 급격한 변화라기보다는 경험과 환경에 따른 점진적 향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교사는 연령별 특성을 고려하여 학습자의 수준에 맞는 전략과 자료를 제공해야 하며, 아동의 인지 능력은 환경적 자극과 경험에 따라 크게 확장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정보처리이론의 핵심

학습한 정보를 기억에 남기기 위해서는 단순히 반복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정보처리이론에 따르면 기억은 세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나뉜다. 감각 등록기, 작업 기억, 장기 기억이다. 감각 등록기는 외부 자극을 순간적으로 저장하는 장소이며, 이 정보 중 일부만이 주의를 통해 작업기억으로 전달된다. 작업기억은 정보를 잠시 유지하고 처리하는 공간으로, 용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정교한 인지 전략이 요구된다.

정보가 장기기억으로 전이되기 위해서는 단순 저장이 아닌 부호화가 필요하다. 이는 정보를 자신의 방식으로 변형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강의 내용을 들으며 역사적 인물을 시각적으로 상상하거나, 교사의 옷차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해석을 통한 기억화이다. 이렇게 변형된 정보는 더 오래 기억되고, 필요할 때 더 쉽게 인출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정보가 동일하게 인출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정보는 즉시 떠오르지만, 어떤 정보는 깊은 사고와 반복 학습을 요구한다. 심지어 어떤 정보는 저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정보처리이론은 인간의 기억을 컴퓨터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실제 인간의 기억은 훨씬 더 복잡하고 역동적이다. 기억은 고정된 저장소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정보의 네트워크이며, 학습자는 매 순간 그 정보를 재구성하고 활용하게 된다. 이러한 점을 이해하는 것은 교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과 저장 방식, 그리고 재구성하는 능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개별화된 학습 접근이 필요하다.

 

 

사람의 뇌를 나타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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